KBO 첫 야구인 출신 총재 취임
“실망스러운 사고-국제대회 부진, 악재 많은 상황에도 두렵진 않아”
‘팬 퍼스트’ 등 핵심과제로 내세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야구 원로 겸 해설위원 출신답게 취임식도 화끈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회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선출된 허구연 총재(71·사진)가 29일 KBO 24대 총재로 공식 취임했다. 28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허 총재는 지난달 사퇴한 정지택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2월 31일까지 총재직을 수행한다.

허 총재는 KBO 역사상 첫 야구인 출신 총재다. 1970년대 실업팀 상업은행, 한일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허 총재는 1985년 청보 사령탑을 맡으며 역대 최연소(만 34세) 프로야구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후 토론토 마이너리그 팀 코치(1990년) 등을 거쳐 1991년부터 해설위원으로 복귀해 30년 넘게 야구 현장을 지켰다.

현재 프로야구가 처한 현실을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비유한 허 총재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사건 사고, 국제대회 부진 등 악재가 겹쳤다”면서도 “야구계를 아끼고 사랑하는 전문가들이 많아 두렵지 않다”고 했다.

허 총재는 3대 핵심 과제로 △팬 퍼스트 △대외협력 강화 △국제 경쟁력 제고를 내세웠다. 젊은 팬과의 소통을 위한 ‘MZ소통위원회’ 신설을 약속했고 한일전, A매치 등 정기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쇼츠’, ‘짤’ 등으로 야구를 친숙하게 하고, 선수들에게는 우리 수준이 객관적으로 어떤지 몸으로 느끼게 하겠다”고 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35·키움)의 복귀 논란에 대해 “규약 등을 공부하며 심사숙고 중이다. 종합적으로 정리한 뒤 팬들께 알리겠다”고 했다. 대전구장 신축 지연 논란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안 된다면 총재 권한으로 연고지 이전까지 고려하겠다”며 강한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